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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시행하면서 다가올 연말연시 모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백신 접종률 증가세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규제 완화로 밤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금 활기를 찾았다. '한잔의 민족'답게 분위기 좋은 바(Bar)부터 노포까지 번화가의 주점들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달라진 추세에도 여전히 홈파티에 대한 로망을 꿋꿋이 고집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팬데믹으로 인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홈파티 문화는 단출한 인원이 모여 잘 차린 식사를 오붓하게 즐길 수 있다. 은밀하면서도 친밀하고, 따뜻하면서도 열정적인 오직 우리만의 시간을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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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신종 감염병은 변화와 도전을 기피하는 사람들의 취미생활을 바꿔놓았다. 여행과 야외활동에 열광하는 마니아들까지도 소홀했던 집안 풍경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미뤄둔 대청소를 하고 가구 배치를 바꾸는 것은 물론, 주방과 식탁 분위기 전환을 위해 다양한 식기를 수집하는 데 열중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는 속담처럼 예쁜 그릇에 담긴 음식은 수준급 플레이팅만큼이나 음식의 풍미를 좌우할 때가 있다. 깨끗하고 견고한 그릇과 우아한 커피잔은 대접하는 사람의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는다. 다사다난했던 2021년의 끝자락에서, 연말연시 홈파티에 빠져서는 안 될 테이블웨어(Tableware)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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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웨어는 식탁을 차리고, 음식을 대접하고, 식사를 하는 데 사용하는 모든 접시를 뜻한다. 넓은 의미로는 장식 목적의 유리그릇, 서빙 접시뿐만 아니라 커틀러리, 도자기 등 실용적인 다른 물건들을 포함한다. 조리용 도구, 저장용기 등 테이블 위에 세팅하는 모든 것을 총칭하는 분류 방법도 있다. 테이블 세팅은 식탁에 둘러앉은 식객 하나하나를 신경 쓴 공간 설정과 상황에 적합한 방식으로 식탁을 장식하는 것을 의미하며, 음식 종류별 식기의 숫자와 그 배열 방식까지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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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종교, 인원, 요리, 상황에 따라 테이블웨어는 도구의 성질, 종류, 개수를 달리한다. 재미있는 예로 중동, 아시아 또는 폴리네시아 음식 문화와 요리에서는 식기를 사용하는 대신 빵이나 식물의 잎을 개별 접시로 활용한다. 캄보디아의 아목(Amok), 말레이시아의 나시 레막(Nasi lemak) 메뉴는 특유의 향을 음식에 흡수시키는 바나나잎을 접시로 씀으로써, 음식을 보호하고 자연 발효를 진행해 맛을 배가한다. 현대에서도 이국적인 분위기나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가미한 식탁 차림에 적용할 수 있는 기발한 테이블웨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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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초 네덜란드에서는 동인도회사의 상인과 무역을 하며 수입한 청색 백자를 모방해 접시를 제작했다. 델프(delph) 혹은 델프도기(delphware)라고 불리는 도자기는 네덜란드의 Delft라는 도시에서 명칭을 유래했다. 중국산 자기의 영향을 받은 오리엔탈풍의 델프도기는 펄 컬러의 흰 바탕에 섬세한 붓터치로 그려놓은 청색 문양이 특징이다. 이 시기에는 오란다(Holland, 네덜란드의 일본식 이름)의 번영을 배경으로 한 회화가 담긴 도기 작품도 엿볼 수 있다. 델프트 자기는 아직까지도 앤티크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빈티지 식기로 수집가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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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 커틀러리의 주요 품목은 나이프와 포크, 스푼이다. 이중 나이프를 제외한 플랫웨어는 초기에 개인 세트를 휴대하는 부자들의 전유물이었다. 역사적으로 이 세 가지 은기류는 1536년 신성 로마 황제 카를 5세(Karl V)를 위한 이탈리아 연회에서 각각의 손님들에게 제공했다고 기록된 바 있다. 하지만, 엘리트층을 위해 호스트가 테이블에 커틀러리를 놓기 시작했다고 공식적으로 알려진 때는 17세기다. 시간이 흐른 뒤 숟가락과 포크를 더한 스포크(Spork), 스푼과 나이프를 더한 스파이프(Spife), 나이프와 포크를 결합한 놀크(Knork) 등의 하이브리드 커틀러리가 등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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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기는 보통 나무, 은, 금, 유리, 아크릴, 플라스틱과 같은 재료로 만들 수 있다. 대량 생산 이전에는 주로 나무로 제작했지만, 세라믹 제조의 산업화와 발전으로 값이 저렴하고 세척이 가능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다. 테이블웨어는 특별한 자리에서 더욱 정교하다. 일부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공예 작가와 협업한 자체 디자인의 식기로 음식을 대접하곤 한다. 내놓는 사람의 정성이 담긴 아름다운 테이블웨어는 올 한해 수고한 나 자신과 소중한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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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접하는 이의 마음까지 묻어난, 12월의 테이블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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